병신년

2017. 1. 3. 04:40


[글만 올리긴 심심해서 올리는 최근의 낙서]




#

원래는 병신년의 마지막 날에 글을 쓸까 했지만, 생각해보면 크게 날짜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지금은 아예 무엇에 대해 쓰려고 했는지조차 가물가물해졌지만 그냥 쓴다. 2016년까지를 갈무리하는 기분으로.



생각해보면, 사실 생각이고 뭐고 할 필요도 없지만, 거짓 하나 안 보태고 병신년은 '병신'같은 나날을 보낸 최고의 해였다. '병신증명방정식'이 있다면 그게 아마 병신년의 하루하루이지 않을까 싶다. 자발적으로, 타의에 의해서, 우연치않게, 결과적으로, 되돌아보면. 크고 작은 병신 프랙탈의 연속.

음, 너무 부정적으로 말하고 있나? 그정도는 아니었을지도 모른다.(웃음)


사실은 말이죠. 실은 말이죠. 

실은 떠들고 싶은 말들이 있다. 그런데 뱉는 순간 사실이 되는 게 싫다. 고작 좀 먹는 벌레 나부랭이에 엄살떠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은걸지도 모른다. 모른다. 모르고 있다. 아는 데도 모르고 있어. 사실을 마주하고 '반가워. 즐겁진 않았지만, 안녕.' 하며 바이바이 하는 쪽이 낫다는 걸 뻔히 알고는 있지만 모른척하는게 편하니, 일단은 꾸준히 모르쇠를 할 것이다.

난데 없이 무슨 지리멸렬한 소리인가 싶을텐데 혼자 독백하기 위한 트위터를 만들려다가 망한 것도 이번 병신년의 실패 목록에 들어가기 때문에 겉햝기식으로라도 관련된 이야기를 말해봤다.


알 사람은 아는 사실이지만 나는 그림에 대한 미묘한 자격지심(※1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이 있는데, 작년―병신년에 그 ....이란 것이 폭☆발해버렸다. 시작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으로 미루도록하고... 이게 추진제가 아니라 폭약이 되기 시작한 건 그리 먼 과거가 아니다. 명확한 시기를 지목할 수는 없지만 어느새인가 적당히 자극하는 선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자학에 가까운 학대가 되어가고 있었다. 

난 원래 그림을 많이 그리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그런 자극을 강제로 유도해서 그림을 더 그리게 만들고 있었는데, 약물에 내성이 생기듯이 정신적 자해에도 내성이 조금씩 생겼던 것 같다. 어쩌면 자학에 즐거움을 느꼈는지도?(웃음웃음) 어쨌든 그러다가 작년에 터져버렸다. 결과적으로는 재활중인 상태에 가깝다. 자격지심의 방향도 변한 것 같고... 메데타시 메데타시.


그러고보니 그림을 그릴 툴이 없어서 조금 곤란한 상태다. 이전까지 잘 써오던 불-법 프로그램들이 컴퓨터를 새로 세팅하면서 먹통이 되는 바람에 체험판들로 간신히 생명 유지 중이다. 위의 그림도 클립스튜디오체험판으로 그린건데 클립스튜디오 세일하면 하나 살 생각 중이다. 왜 블랙프라이데이 때 안산걸까? 분명 병신년이었어서 그런거겠지... 응...

돈이 생기면 페인터(Corel)를 구매하고 싶은데 그게 언제가 될지는 아무도 모름.



#

배가 고프니 이만 총총

Posted by 약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