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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2.10 정신질환 쉬어가기
  2. 2018.01.08 미래에 대한 잡다한 생각 콜라주 2
  3. 2017.12.28 그림 & 글

정신질환 쉬어가기

말/글 2019. 2. 10. 08:21

※이 글은 의학적으로 좆도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저번에 짧게 말했는데, 우울증 약을 안 먹은지 현재[2019.02.10]로 3주~4주쯤 됐다.

의사와의 조율사항은 트라조돈을 안 먹는 것이었지만 트라조돈을 안 먹으면 잠을 얕게 자고 땀범벅이 되는 좆같은 증상이 있어서 아예 다 끊어버렸다.

분명 끊기 직전까지 복용 중이던 벤팍신서방이나 인데놀, 자이렌 3가지 중 하나(혹은 뭔가 복합적으로)가 이런 증상을 유발한 것일텐데... 몰랑!


약을 끊으면서 느낀 변화를 말해보자면 일단 첫째로 처먹는 양이 살짝 늘었다. 그리고 그 이유도 어렴풋이 알 것 같다.

인간은 음식을 삼킬 때 조금이지만 기쁨을 느낀다나 엔돌핀이 나온다나 뭐라나... 암튼 뭐 그런 소리를 어디서 들었던거같은데, 사실이건 아니건 간에

요즘 나는 뭔가를 삼키고 싶어 하고 있다. 뭔가가 먹고 싶다 생각한 적이 없는건 아니지만 이전에 비해 명료해졌다. 아니, 기분탓일지도...(솔직히 그렇게 확신할 수 있는 변화는 아니다)


둘째로, 신체적 텐션이 변했다. 이전에는 트라조돈에 의한 깊은 수면+ 기상 후 아빌리파이정으로 각성상태가 빠르고 선명하게 찾아왔었다.

현재는 일어나도 나른하고 그렇다(우울감으로 인한 졸음은 아님).

나는 나의 각성 수준을 파악하는 방법으로 노래나 시간의 체감 속도를 쓴다. 간단히 말해서 어정쩡한 각성 상태에선 시간이 빨리 간다는 것.

요즘은 시간이 존나 잘 흐른다. 덕분에 예전처럼 알바 갈 준비를 하면 몇 분씩 오차가 생겨서 자꾸 뛰어서 가게 되었다. 존나 좆같아서 시발 자전거 수리해야겠다는 생각까지 함.


앞의 두 개는 그냥 그런거고 내가 느끼는 가장 큰 변화는... 울컥하는 감정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1년을 기계로 살았냐하면 그... 정도는 아니다(아마도). 그러나 이런 감정은 없었다고 단언할 수 있다. 어느 정도의 정신적 격벽이 있었는지 말해보자면...

내가 정말 좋아하던 일러스트레이터분이 병환으로 17년 11월에 돌아가셨었다. 그 분이 사실상 절필선언을 했던 8월 즈음, 나는 그 사실을 듣고 울었다.

'왜 이렇게 빛나는 사람이, 나 같은건 이렇게 멀쩡한데...'

나는 울면서 저런 생각을 했었다. 

우울증 치료를 시작한 9월 이후, 나는 그 분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전해듣고도 전혀 울지 않았다. 신기할 정도로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나는 그 분이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적으면서 울고 있다. 참 웃긴 일이다.


인간의 감정이 어떤 구조로 형성되어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내게 있어선 감동과 슬픔이 유사한 형태의 감정인가 보다. 

치료 중이던 500여일의 나날에는 없었던 기분. 오랜만이고 반가운 기분이라서 한껏 즐기고 있는 중이다.

한동안 억눌려서 그런지 조금 조절이 안되는 것 같기는 하지만... 뭐 상관업뜸.


어차피 완치를 목표로 하지도 않았고, 완치라는 게 없을 것이고, 언제 또 마주할 지 모르니 이건 쉬어가는 코너라고 볼 수 있다.


아무튼 나는 저런 감정들을 양식으로 뭔가를 만드는 인간이라서 1년동안 그림그리는 것도 뭘 만드는 것도 푸석푸석한 느낌이었는데

이제 아주 그냥 질펀하게~~

이쿠조~~

(이 후 딸 치러 감)


Posted by 약짤
,
'단상'으로 올릴만한 내용인데, 생각해보니 비슷한 것들이 몇 개 있어서 한 데 묶어서 올림.
어디까지나 추측과 생각들.


@ 몸뚱아리 #

인간은 육체를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본다. ㅎㅎ 사이비 종교 글이 아님미다(웃음)
현재 인간의 몸은 인간이 이룩한 문명에 비해서 너무 뒤떨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과학 측 문명이 아니라 체제와 사상 측 문명에 비해서 말이다.
생각해보면 우리 몸은 고도로 복잡하고 다양한 기능이 조율된 좋은 도구지만, 근본적으로 구식이다.
성욕이라던가 식욕 등등, 생존과 종의 번영을 위한 기능들이 헛도는 경우가 많다. 인간이 도덕과 법, 윤리의식등을 가지면서부터 생겨난 오류라고 본다.
"그러니 도덕이니 법이니 좆까! 다 쎅쓰하고 죽여ㅓ!!" 라고 하는 인간은 교도소로 가시구요. 그런 기능의 오작동을 막을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 육체를 바꾸는 것이다. 기능 억제가 아니라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몸을 만들어내서 그 쪽으로 갈아타는 것. 그런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근 시일 내에 이뤄질 일은 아니겠지만.


@ 인공지능의 인권 #

설쩡싸다가 든 생각이다.
인간과 비슷한 수준 혹은 인간과 차이가 거의 없는 인공지능이 만들어진다면 인간들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그리고 그 인공지능이 인간을 위한 인공육체에 들어가면? 그건 사람인가 아닌가. 공각기동대(극장판)에서도 비슷한 물음을 던졌던 것 같다. '인간을 구분짓는 것은 무엇인가?'하고. 그런 인공지능들을 인간으로 받아들이고 사는 세상에 대한 설쩡을 쓴 적이 있다. 당연히 공개한 적은 없음.
자신의 몸에 기계나 인공물을 넣는 것에 불쾌함을 ― 나아가선 혐오감까지 ― 느끼는 사람은 많다. 성형이 손가락질 받는 이유 중 하나도 '타고난 몸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인공적인 조치를 취했다'는 부분이지 않은가. 하지만 분명 인공장기에 대한 인식이 보편화되는 시대가 올것이고, 전신을 인공물로 대체하는 인간이 분명히 나타날 것이다. 그런 이들을 바라보는 불쾌한 시선은 인종차별이나 사상 대립에서 이어져나오는 '동족 판단 방법'에 의한게 아닌가 싶다.
인종차별과 사상대립이 뭔 상관이야? 내 편인지 아닌지 알아보는 방법은 결국 '나에게 익숙한 존재'이냐 아니냐로 갈리는 것 같다. 피부색,인종이 다른 것만큼 눈에 띄는 차이는 없다. 사람은 시각정보에 굉장히 많이 의존을 하는 편이니 당연히 배타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라고 하면 아마 현생 인류는 '그게 인종차별을 정당화 하진 않잖아?' 라고 생각할 것이다. 오맞말. 현생 인류는 그래서 육체가 이념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눈으로 보이는 피부색에서 보이지 않는 국가경계, 이념 등등 이것저것. 사실 판단의 영역이 정신적인 면으로 확장되었을 뿐 사실 인간은 지금도 시각적 정보로 대상을 구분해서 배타적으로 행동하곤 한다. 그리고 그 배타적 판단의 근거는 앞으로 점점 늘어날 것이다. 몸에 기계를 얼마나 넣었는가, 뇌에는 손을 댔는가, 인간에게서 태어났는가 인공자궁에서 태어났는가. 그리고 그 끝에 인공지능의 인권 획득이 있다고 생각했다. 사실 태어나는 공정을 생각해보면 고기인간(우리)이나 전자인간(인공지능)이나 거기서 거기다. 정보를 합쳐서, 누군가가 품고 있다가, 낳는다. 
하지만 분명 인간이라고 인정하기 싫을걸?
사람과는 뭔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게 될걸?
하지만 그정도의 세상이 되면 이미 사람의 대부분은 인공적인 육체로 반불로의 생을 살테고, 인공지능과의 차이는 그저 태어나면서 '응애'를 했는지 '헬로 월드'를 했는지 정도 밖에 없을 것이다.

어디까지나 설쩡의 이야기지만(웃음웃음)



@ 출산 #

예전까지는 존나 핫해도 젠더 이슈나 메갈관련 얘기는 안하려 했다. 작가 됐다가 "이새끼보래요! 여혐이래요!(사실무근)" 하면 좆되겠지 싶어서 닥치고 있었는데...
이제 내 알바아님! 좆까 씨발!
머... 오째뜬. 흠흠. 
난 '그냥 씨발 니도 나도 애낳기 싫으니까 걍 인공자궁에서 애낳고 자궁 고환 적출해버리자, 씨벌년놈들아^^!'라고 생각하곤 한다.(아주 아주 가끔이다.) 위에서 말했듯 나는 인공물로 인간의 신체를 대체하는 것에 찬성이니까.
근데 저 생각에는 꽤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애엄마고 애아빠고 100퍼, 자연분만보다 자식에 대한 애착이 떨어질 것이란 것이다. 저 방식은 엄마도 아빠도 '내가 낳았다' 하는 감각이 별로 없다. 고생하는 기간도 없고, 아파서 숨넘어가고 그 탓에 마음 졸이는 시간도 없다. 그냥 기간에 맞춰서 애기가 배송되는 수준일 것이다. 그도 그럴게 우리는 '아기는 당연히 사람 몸에서' 태어난다고 생각하니까. 불임(난임) 부부가 저 방식으로 아이를 낳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간절한 마음으로 선택하는게 아니라 편리함 때문에 선택하는거니까.
물론 그 때의 문화가 어떻게 굴러가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다수의 사람이 저런 방식으로 아이를 낳고도 잘 키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여윾시 '인공 육체로 갈아타기'다. 인공적으로 저렇게 낳는 아이도 잘 키우게끔 조정하면 되는 일!(묘하게 중의적)




@ 정답은 '있다'이다. #

'왜 시발 자꾸 결론이 탈고기로 가냐 시발;;;' 싶어도 빠른 탈고기를 원하는건 아님.
지구의 모든 생물은 아날로그 번식과 아날로그 육체로 살아간다. 인간만 완전히 동떨어질 리도 없다. 탈고기하는 인간도 있고 시골에서 농사지으면서 블로그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겠지. 지금도, 먼 미래도, 기술의 번영이 모든 인류를 이끌 수는 없다. 모두가 따라가고 싶어하는 것도 아니다. 당연한 이야기.
나도 태어나길 고기로 태어났기 때문에, 이 쪽에 대한 애착이 있어서 써먹을 때까진 써먹다가 갈아타고 싶다.
결국 갈아타긴 할 거란 뜻! 노인 환승이니까 할인해주세여!




@ 아아까 올림ㄴ 그 영상을보 다가 떠올른 생각..,,,.(약 2틀저녜꺼)(그니까 생가깅 2틀전꺼란거..( 3

만약 가상공간에서 반불사의 생을 보내게 해주는 기술이 발명되었다고 쳐보자. 나를 원본 그대로 디지털화하는 기술.
나는 여전히 현실에 있는 채 가상 공간에 '복제된 나'(이하 복돌)를 보게 되면, 그래서 서로 채팅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복돌은 어떤 느낌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감각하는지 내게 설명해주면 이해할 수 있을까? 복돌과 나의 공감은 언제부터 타인의 공감으로 들어설까. 내가 죽는 순간, 복돌과 나는 서로와 자신에게 어떤 감정을 느낄까. 그냥 문득 그런게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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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짤
,

그림 & 글

말/글 2017. 12. 28. 13:09

##



[2017년에 완성된 마지막 그림 中 일부]



솔직히 이 그림이 아니라 다른 그림을 마지막 그림으로 삼고 싶었지만, 그렇게 되었다.

되도록이면 좀 더 잘 그린 그림으로 마무리 짓고 싶었지만, 그렇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난 정말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그렸다. 6살 무렵에 살던 집은 벽에 낙서가 가득해서, 나중엔 낙서가 없는 곳을 찾아가며 낙서를 했던 것 같다(벽지 훼손은 좋지 않은 행동입니다). 결과적으론 그 벽지가 공책이 되고, 공책이 그림용 툴로 바뀌었을 뿐 내가 하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별 차이 없다. 뭐~ 그렇다고 생각한다!

언젠가부턴가 그림을 그리는 게 의무적으로 변했다. '하고 싶어'가 아니라 '해야 해'가 됐다. 내가 뭘-어떻게-어떤 방식으로-왜 그리고 싶은건지 모르게 됐다. 그리고 그렇게 몇 년을 구르기만 하다가 멈춰보니 모든 것이 뒤틀려 있었다. 구르고 있어서 어지러운 게 아니라 모든 게 어지럽게 변한 거였다. 구르고 싶었을 뿐인 돌이었나 싶기도 하다. 노력한 게 없다는 건 사실이니 분명 그런 것일테다.

나는 그림에 대한 자격지심과 자만을 동시에 지니고 있고 그게 나름의 '원동력'으로써 기능한다. 아니, 했었던 것도 같다.

시간은 일방통행이라서 후진이 안 된다. 누구든 앞으로 나아가게 강제되어 있지만, 알고보니 난 거꾸로 돌아가고 있었고, 닳을 대로 닳아가면서 흙먼지나 뒤집어쓰고 바닥을 헤집는 것이 고작이었다.


애매모호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간단하게 생각해보자면 잠시 쉬면서 내가 뭘 그리고 싶은 지를 다시 생각해볼까 한다. 만화/웹툰와 손절하겠다는 얘기는 아니고 내 그림 스타일에 대한 정리가 조금 필요해서 마침 그림을 그리지도 못하는 꼴이 됐으니 이 기회에 찬찬히 정리를 해볼 셈.

요즘은 그래도 조금씩 그림에 대한 흥미가 돌아오고 있어서 수작업이나 낙서 정도는 그릴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



그들은 분노한 민달팽이가 울부짖는 소리를 들었을까요? 아마 ― 아니, 분명히 ― 듣지 못 했을 거예요. 듣지 않으니까요.

무대에, 세상에, 민달팽이에게 어둠이 내려앉았습니다


[2017년에 완성된 마지막 글 中 일부]



어째 막상 블로그에 올리려고 쓰던 글은 중간에 스톱하고 엉뚱한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사실 난 그림그리는 것보다 '설정을 싸는 것(멍청한 배설)'을 더 좋아한다.

아니... 좋아한다기 보단 더 편하다고 해야 하나? 그림보다 들어가는 자원이 적어서 그런 건 아니다. 글쓰고 설정을 만드는 것도 사실 굉장히 어린 시절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놀이의 연장선에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차이점이 있다면, 이쪽은 밤낮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하던 '망상'과도 유사하기 때문에 좀 더 자연스럽고 편안한 감각이 있는 것 같다. 낙서를 그렇게까지 하진 않았으니까...

글을 쓰는 건 꽤나 금방 회복되었다. 시간 때우기 정도로 만든 게임용 스토리&설정(또 새로 만든 거임. 병신)도 그림을 그리는 것만 좀 더 회복되면 게임으로 완성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묵독 시리즈도 적당히 만들고 있고... 그 외의 단편도 조금씩 더 만져보고 있다. 블로그를 비롯해서 공개할 생각이 없는 '의미없는 단편'들도 깨작깨작 쓰고 있고, 똥망글뭉치긴 해도 이 쪽은 여전히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며 절찬 배설 중!


원래 묵독 시리즈에 삽화를 넣을 생각도 있었는데 그건 무기한 보류. 적당히 삽화 정도를 그릴 수 있는 수준이 되면 단편에 삽화를 섞어가며 쓸 생각인데...


과연 2018년에 가능할까? 모르겠다! 아, 몰랑! 잘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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