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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6.04 TOB―베르세리아에 대해 2


[인물 모음. 로쿠로는 별로라서 사망시킴.]




한글패치 손꼽아서 기다리다가, 패치 뜨자마자 플레이하고 숨겨진 던전까지만 클리어한 후 일단락 해뒀다. 그것이 약 1개월 전.


이 블로그에 있는 테일즈 시리즈의 오프닝 모음을 보면 알겠지만, 나는 테일즈시리즈를 좋아한다. 좋아는 하는데 막상 플레이 해본 타이틀은 그리 많지 않다. 그마저도 제대로 엔딩을 보지 않았다. 그래서 테일즈 시리즈 내에서의 퀄리티는 정확하게 모른다. 또한, 내가 테일즈 시리즈에 가진 호감은 게임의 평가와 큰 관계가 없다.(언젠가 따로 정리해서 적어볼 생각임)


PV를 볼 때부터 그래픽이 뛰어나진 않다고 생각했다. TOZX+한글패치+스팀판 판매가 겹치지 않았다면 아마 플레이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오프닝 무비도 미묘(?)했고. 그래서 처음 플레이할 때엔 딱히 그래픽을 신경쓰지 않았다. 그래, 이벤트 씬이 나오기 전까진 말이지...


딱 잘라서 말하자면, 베르세리아의 그래픽은 구리다.

그나마 플레이 중에는 3인칭 시점이고 가까이서 볼 일이 거의 없으니 상관없지만, 이벤트 씬에선 그 추악한 폴리곤 생명체가 주연인 단막극을 봐야 한다.

이벤트 씬의 그래픽 수준은 대체로 이하의 수준을 유지한다.





[스포일러를 줄이고자 대사가 없는 타이밍에 찍음.]

[일부러 좆같은 컷을 찍은 것도 있긴 한데 전반적으로 차이는 없다고 봄.]



'그래픽이 좋다고는 못하겠네.' 에서 '와, 시바. 마지까요;;;' 로 인식이 바뀐 것은 첫번째 사진에 해당하는 장면이 나온 순간이다. 잠깐 나온 종이쪼가리라 할지라도 PS4로 출시된 게임에서 저런 텍스처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사실 이벤트에서 잠깐 나오는 이미지가 아니더라도 까일 부분은 많다.

애초에 게임 내에 구현된 캐릭터 자체가 고품질을 자랑하지 않는다. 이벤트 씬에서 그대로 가져다 쓸만큼 잘 만든게 아니란 얘기다. 특히 텍스쳐로 하이라이트와 그림자를 때우는 것은 정도를 넘었다. 캐릭터의 머리카락이나 의상, 피부의 대부분이 텍스처로 퉁친 상태다. 마치 바디페인팅을 한 인형같다. 정지된 스크린샷으로 볼 때보다 움직이는 모습을 볼 때 이질감이 훨씬 강해진다.

그래서 외관이 거지같아도 모션이 봐줄만 하냐하면 그것도 아니다. 캐릭터마다 몇 가지 자주하는 모션이 있는데 그게 플레이 내내 재탕된다. 엄밀히 말하면 모션의 재활용 자체가 문제라기보단, 그 모션들으로 모든 것들을 때우려 하는 점이 별로다. 적당히 퉁칠 수 있겠다 싶은 상황에선 어김없이 '그 모션'이 나온다. 이게 가장 심하다고 생각되는게 마길루와 벨벳. 최종씬에서까지 우려먹는건 너무하지 않니? 솔직히 특정 모션만 별로인 건 아니고 걷는 모습이나 뛰는 모습도 어색한 부분이 있다.




3DS 파이어엠블렘 if 의 <아쿠아(아주라)의 춤>


비록 파엠쪽은 이벤트용 영상이라고 할지언정 베르세리아는 3DS보다 질 낮은 이벤트 씬을 보여준다.




시각적 측면은 그렇다치고, 게임의 내용은 어떠한가 보자면 그쪽도 그리 형편이 좋은건 아니다.

'스토리'를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조금 달라지지만, <스토리=각 캐릭터의 이야기와 전개> 로 보자면 꽤 좋다고 생각한다. 지겹디 지겨운 '어느 동방의 검사(일본도존나쏌w)'컨셉 때문에 마음에 안 들어서 사용하지 않은 로쿠로조차도 '분명 매력은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서브 퀘스트나 마을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듣는 소소한 설정이나 곁다리 이야기도 재미있었다...만 이건 내 설덕 기질이 좀 작용한 것 같기도 함. 하나도 놓치지 않고 보려고 토나오게 싸돌아댕겼는데도 놓친게 있었을 만큼 정말 방대한 양의 '챗'과 '대화'가 들어가있다.

근-데, 너무 많은게 좀 문제다. 만약 <스토리=게임을 진행하며 보는 것> 라고 한다면 그다지 좋지 않다. 스토리텔링의 방식의 문제라고 해야할까? 본작은 메인 퀘스트와 서브 퀘스트가 나뉘어져 있고 메인 퀘스트만을 클리어해도 맥락을 이해하도록 제작이 되었다(당연한거지만). 그래서 캐릭터들이 했던 말을 반복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다른 퀘스트에서 비슷한 주제가 나오고 그에 따른 반응은 다르지만 결국 비슷한 결론을 말하는 게 반복된다. 반대로 서브퀘스트와 메인퀘스트의 내용이 아귀가 조금 안 맞는 경우도 있다. 서브퀘스트가 모두 같은 순서로 진행되는게 아니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인 듯. 아, 거기에 벨벳의 경우는 위의 경우에 더해서, 계속 '응, 내 복수~' 로 말을 맺어서 좀 앵무새 같기도.

거기에 롱 챗 또한 결국은 스프라이트 우려먹기의 연속이기 때문에, 가끔 대사나 분위기에 안 어울리는 스프라이트가 튀어나온다.


결과적으로 롱 챗을 다 보고자 돌아다니며 대화를 계속 하다보면 RPG게임이 아니라 그냥 드라마 시디를 재생시켜둔 느낌이 든다. 

아니... 이거야말로 JRPG의 정체성인가...?



그외엔 이벤트 씬이 애니메이션 영상보다 압-도적으로 많으면서도 애니메이션 영상만 다시 볼 수 있다는 점이나 몇몇 배경음악&테마곡은 상황에 안 어울려서 별로라는 것? 귀찮고 쓸데없게, 스토리상 중요한 설정같은걸 클리어 후 나오는 숨겨진 던전에서 말한다는 것? 비오의 팍팍 쓸 때까지 전투가 답답하기 그지없는 점...정도?



존나 욕 밖에 안한 것 같은데 일단 베르세리아를 재밌게 하긴했다. 하지만 수작인 게임이라고는 절대 못하겠다. "스토리가 좋은 게임."이라곤 못하겠지만 "베르세리아의 스토리는 나름 재밌다."라곤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 애니메이션으로 나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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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약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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