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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입에서 물이 뿜어져 나왔다.
적당히 소란한 카페의 창가, 햇빛을 머금은 물방울들이 구슬처럼 반짝이며 앞으로 날아간다. 역류한 물방울 친구들은 그녀 앞에 앉은 동년배의 남자에게 쏟아졌다. 아마... 방금 들은 말이 목구멍을 틀어막아서 그런 것 같다. 그는 짧게 경악했지만, 그녀의 격한 반응―분출이란 표현이 어울릴―이 예상에서 크게 빗나간 건 아니었다. 애초에 물을 뿜어내는 모습이 보고 싶어서 물을 마실 때 말한거니까. 예상을 벗어난 부분이라면 그 모습이 생각보다 많이 보기 안 좋았다는 점이었다. 물과 뒤섞인 멀건 침과 콧물을 흘리며 콜록거리는 모습, 그 꼴이 아름답지 않다는 것을 그녀도 알았기에 그녀는 기침이 조금 진정되는 듯하자 코와 입부터 가리며 말했다.
"콜록, 컥... 뭐, 뭐, 뭐? 너 ...어, 뭐?"
그는 눈물 맺힌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어설프게 날카로운 눈빛을 찬찬히 받아들이며 대답했다.
"나 주디랑 결혼한다고."
그는 말이 끝날 즈음엔 심심한 웃음마저 짓고 있었다. 제 딴엔 흡족한 대답인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스스로를 수긍하고 있었다. 합당한 결론을 이끌어낸 자신을 기특하게 여기는 모습이 어처구니가 없어서 조금 더 짜증이 난 목소리가 그를 나무란다. 콧물도 훌쩍이면서.
"미친... 미친놈아. 뭘 혼자 납득하고 있어. 듣는 사람은 이해를 못했는데... 대체 그게 무슨 개또..."
"자, 여기 청첩장."
이렇게 나올 줄 알았다는 듯 그는 깔끔하게 접힌 하얀종이를 그녀 앞에 내민다. 쏘아붙이려던 기세는 종이 하나에 가로막혀버리고,
"거짓...말."
말을 잇지 못한다. 그와 그녀의 사이이기에, 독특한 취향과 기호도, 아름답기보단 애증스레 남겨온 추억들도, 쉽게 남에게 보여주지 않았던 부분도 공유하던 둘이기에,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되는 것이지 않은가. 그런 둘 사이의 관계는 고작 글자 몇 자 적힌 종이 한 장으로 무너지려하고 있다. 어쩌면 이미 무너졌던 걸지도 모른다. 그저 그녀만 몰랐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 그 사실을 알고 싶지 않아서 '거짓말' 이라고 되뇌이기만 한다. 눈으로 문자를 좇고 있지만 이해하고 싶지 않아서 계속 다시 읽고만 있다. 의미없이 되풀이되던 시선은 끝내 이해해야만 하는 눈물을 맺으며 감겼다. 믿고 싶지 않아도 이젠 믿을 수 밖에 없다. 그는 기어코 주디 홉스와 결혼하는 것이다.
"이제야 말해서 미안하다." 씁쓸한 표정은 미소보다는 슬픔을 누르는 것 같다. 시선을 창밖으로 돌리며 그는 계속 말한다.
"넌, 닉주디 파니까... 말하기가 힘들었어. 나, 이 결혼 꼭 하고 싶었거든... ... 미안."
결국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이마를 무기력하게 짚는다. 두 사람 사이엔 조금 무거운 백색소음만 흘러가고 있다.
그녀가 붉은 여우를 밀반입했다가 이웃에게 신고를 당해 압수 당하던 때, "나와 닉을 갈라놓지마!" 라고 외치는 것은 훗날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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